지구의 나이가 약 45억 년 인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지구의 나이를 약 45억 년~ 46억 년으로 추정하지만 지구의 나이를 정확히 특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구는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大) 충돌기(성운 물질의 축적, 가이아, 테이아, 미행성, 혜성, 운석 등 물질의 대 충돌)’, ‘마그마의 바다’, ‘지구내부 맨틀과 핵 형성’, ‘원시지각 형성기 ’, ‘원시대기 형성기’, ‘원시바다 형성기’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과학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왔다.
지구나이 확인을 위한 방사성 동위원소 반감기 측정의 유용성과 어려움
지구나이를 측정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지구의 오래된 물질 또는 암석의 방사성 동위 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하는 것인데, 반감기란 방사성동위 원소가 방사성 물질을 발산하여 절반으로 붕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 반감기는 각 방사성동위원소마다 고유한 값으로 정해져 있고, 이 동위원소 중 하나인 우라늄-238의 반감기는 약 45억 년으로 우라늄-238이 최초 생성 시 100g이었다면 45억 년 후에는 50g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라늄-238(U-238)은 여러 붕괴 단계를 거쳐 결국 납-206(pb-206)으로 변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과거의 암석이나 화석에 남아 있는 방사성 동위 원소의 양을 측정하여 그것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다. 특정 암석의 우라늄-238과 납-206의 비율이 같다면 그 암석은 약 45억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동위원소가 붕괴되어 안정된 상태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을 계산할 수 있고 이것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해 현재까지 발견된 지구상에서 제일 오래된 물질은 호주의 잭힐스(Jack Hills) 지역의 역암에서 추출한 저어콘(zircon) 광물로 연대측정 결과, 약 44억 전에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암석은 인천시 옹진군 대이작도에 있는 토날라이트(Tonalite)로서 25억 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내부 물질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지구 생성 연대 측정법에는 장애물이 있다. 앞서 다른 포스팅에서 서술했던 판구조론의 맨틀대류를 원동력으로 한 대륙의 이동과 섭입 등 지각의 순환과 관련된 지질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구가 생성되었을 당시의 암석이 지표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암석이 지구 생성 당시의 암석인지 증명해 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소행성대의 운석 생성 시기는 지구 생성의 시기와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약 45억 살이라는 사실을 추정해 냈을까? 다행스럽게도 인류의 과학적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우리는 지구의 표면이 아닌 다른 우주에서 온 운석을 통해서 지구 나이를 추정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대부분은 태양계 및 지구가 생성된 시기에 생성된 태양계 생성 기원의 소행성대에서 온 운석으로, 이 운석이 생성된 이후 화성활동을 겪었는지에 따라 미분화 운석과 분화 운석으로 나뉘는데, 화성활동을 경험하지 않은 미분화 운석은 시원운석 혹은 콘드라이트(chondrite)라고도 불리며, 태양계 성운에서 형성된 다양한 광물들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태양계 최초의 퇴적암이다. 이 콘드라이트 운석은 초기 태양계 조성 물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운석으로 구슬 형태의 콘드률(condrule)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화성활동을 거치지 않은 콘드라이트 운석에 내화성 원소의 존재 비율은 지구의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지구 형성 물질로 간주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15년 5월 발행 소식지(지질자원사람)를 참조함)
1956년 클레어 패터슨이 캐니언 디아블로 운석 분석을 통해 지구의 나이를 확인.
태양계 형성 초기에 지구와 같은 태양계의 행성들이 형성하고 남은 잔해물로 이루어진 화성과 목성사이에 분포하는 소행성대의 운석은 지구와 비슷한 연대에 생성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운석은 지구의 표면과 달리 변화가 거의 없으므로, 이 운석중 콘드라이트의 방사성 동위 원소의 양을 측정해 보면 그것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고 이는 지구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1956년 미국 시카고대학의 클레어 패터슨이 약 5만 년 전 소행성대에서 날아온 미국 중부 애리조나주 캐니언 디아블로에 떨어진 운석을 방사성 동위원소 우라늄-납 반감기를 통해 생성연대를 측정하여 지구 나이가 약 45.4(±0.7) 억년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지구의 나이에 대한 논쟁 역사
지구의 나이에 대한 논쟁은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가 영원히 존재했다고 믿었고, 1654년 아일랜드의 제임스 어셔 대주교는 지구 창조의 날짜를 기원전 4004년으로 제시했다. 1788년까지 제임스 허튼은 순환적인 퇴적과 상승의 이론을 공식화하여 지구가 무한히 오래됐다고 주장했고, 켈빈은 초기 균일하고 뜨거운 열 구조가 현재 관찰된 표면 온도 경사로 붕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기반으로 지구의 나이를 약 1억 년으로 추정했다. 적어도 23세기 동안 계속된 온 지구의 나이에 대한 논쟁은 클레어 페터슨에 의해 지구의 나이가 약 45 억년이라고 밝혀져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것에 대해 현재까지도 큰 이견은 없다, 다만 측정 장비가 정밀해짐에 따라 지구나이를 45.4(±0,7) 억년 오차에서 45.4(±0.5) 억년의 오차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로 추정한 지구의 나이는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완적인 방법들과 병행하여 종합적으로 지구나이 추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달의 암석을 분석하여 지구와 달이 형성된 시기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의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도 있고, 또한, 지구 내부의 물질 구조, 지진 파동을 분석하여 지구의 구조와 역사를 연구하는 지구물리학과, 지질의 연대별 순서와 그에 관해 연구를 하는 층서학도 지구 연대 추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그마바다의 원시지구에서 식는 과정은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지구가 정확히 몇 년 전에 생성되었는지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지구의 나이를 약 45 억년이라고 말하는 것은 확정적인 수치가 아니며 미래의 연구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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